라오서 고택 (老舍故居, 2009)

2014. 8. 25. 10:07Sight of Beijing

라오서 구쥐(老舍故居 lǎoshè gùjū)

 

北京市 东城区 灯市口西街 丰富胡同 19

DōngchéngQū dēngshìkǒuXījiē fēngfù hútòng 19(shíjiǔ) hào

http://laoshe.netor.com/

 

 

 

만주족인 라오서는 청말 베이징에서 태어나고 성장하면서 일생동안 베이징을 써내려간 작가이다.

루쉰에 비해 우리에게는 덜 알려진 작가이나 베이징의 문화와 특색, 그리고 베이징 서민들의 삶을 가장 잘 담아낸 작가라고 일컬어진다. 수많은 그의 작품 중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베이징의 가난한 인력거꾼 샹쯔이야기

낙타샹쯔”(駱駝祥子 luòtuoxiángzǐ)라는 작품은 1945년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베이징의 왕푸징은 천안문 광장과 자금성 주변에 있는 까닭에 베이징에서도 가장 복잡한 곳 중 하나로 꼽히며, 일년내내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곳이다. 그런 복잡한 왕푸징의 시내중심가에서 왕푸징성당(동당)을 지나 조금만 더 들어간 후 좌측방향으로 더 들어가면, 이곳이 정말 베이징의 한복판일까 할 정도로 한적한 펑푸후퉁(丰富胡同, fēngfù hútòng)을 만나게 된다.

 

펑푸후통 19번지, 바로 그곳에서 우리는 과거 인민예술가의 칭호를 받았지만 서글프게 인생을 마감한 작가 라오서의 옛집을 만날 수 있다. 전형적인 베이징 사합원 구조를 갖추고 있는 이곳에서 라오서는 미국에서 귀국한 후 약 16년을 거주했다고 한다.

 

 

 

라오서의 감나무는 지친 나그네뿐 만 아니라, 금붕어에게도 한여름 더위를 잠시 잊게 해준다

 

 

 

 

잡귀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영벽(影壁 yǐngbì)

베이징의 전통적인 사합원 구조에서 볼 수있는 영벽이지만 우리네 단청처럼 아름다운 색과 감각적인 디자인이 조화롭게, 전통미와 잘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다. 가운데 액자의 글씨는 미술가였던 라오서의 부인의 글씨라고 한다. 그녀의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서 더 좋았다.

 

 

 

 

 

안으로 들어가면 라오서가 직접 심었다는 두 그루의 감나무가 한여름 무더위를 잠시 잊으라는 듯, 짙은 그늘을 만들어 쉬어가게 한다.

라오서의 각종 사진자료, 친필원고, 각종 문헌, 유물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특히 한국어로 된 안내책자가 내 눈을 끌었다. 어디있는지 다시 한 번 찾아봐야겠다 ^^

 

 

그는 일생 동안 많은 작품을 남겼으며 문인들과 중국 인민들에게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친 예술가중 한사람이라고 불리고 있다. 그러나 그는 1966년 문화대혁명 당시 홍위병들에게 공개모욕을 당한 다음, 현재는 복개되어 지하철이 지나고 있는 더성먼(德勝 déshèngmén) 근처 타이핑후(太平湖 tàipínghú)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그 시절 모든 중국인들이 겪은 격동의 현대사와 함께 67세의 굴곡같은 삶을 마감하면서 호수에 몸을 던졌던 라오서는 항일전쟁기간에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을 결집시켜 항일운동의 홍보 활동에 지대한 공헌을 한 그의 일생에 비하면 정말 초라한 결말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그를 기리기 위한 찻집인 라오서차관(老舍茶館 lǎoshècháguǎn)’은 천안문광장의 치엔먼 우측에 있는데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가는 장소이기도 한데, 당연한 일이겠지만 라오서구쥐보다 라오서차관이 더 유명하다.

 

 

 

 

 

라오서구쥐(老舍故居)를 나오면, 이곳이 베이징 중심부 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펑푸후통의 잔잔한 일상을 만나게 된다.

거리에 앉아서 장기를 두는 모습, 공원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어느 장사꾼 아저씨가 팔려고 준비하는 수안메이탕...

이 모두가 라오서가 살았을 때와 별반 다를 바 없었을 풍경이지 않을까 싶다.

왕조가 바뀌고, 문혁의 광풍이 지나가는 그 혼돈의 세월 속에서도 후통은 면면이 그 세월을 지켜보며 그들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셈이다

 

라오서는 이곳에서 후통에 살고있는 베이징 사람들의 이야기를 혼돈과 시련, 모순의 역사들과 함께 잘 표현했다고 한다.

 

 

 

 

 

조용하고 한가한 펑푸후퉁의 골목에서 두 노인은 세월을 잊고 있었다

 

 

 

 

 

 

酸梅 suānméitāng 장사꾼 아저씨가 손으로 얼음잔을 치면서 내는 맑은 소리를 듣고 싶었다

 

 

 

 

후통의 한 아이는 관광객인 내가 신기했고,

관광객인 나는 무더운 한여름 후통의 한 아이가 귀여웠다.

그러나 신기한 만큼의 거리감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촬영하며 이야기 나누는 동안에도 어색함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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